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어린이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하거나 코막힘 증상을 보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감기가 나았는데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거나 원인이 될 만한 질환 소견이 없음에도 '음음'하는 헛기침 또는 '킁킁'거리는 콧소리를 낸다면 얘기가 다르다. 이런 경우엔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증상과 혼동하기 쉬운 틱장애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틱장애란 얼굴, 목, 어깨 등 신체 일부분을 갑작스럽고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특정한 음성을 반복해서 내는 질환을 일컫는다. 크게 '운동틱'과 '음성틱'으로 구분되며, 평균 만 6~8세 경에 눈 깜빡임이나 얼굴 찡그림과 같은 안면 운동틱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틱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불수의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틱은 '전조감각충동'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대뇌의 감각피질에서 '감각'을 느낀다. 이 감각피질에 이상신호가 발생하면 해당하는 신체 부위에 찜찜하고 불편한 느낌이 드는데 이것을 '전조감각충동'이라고 한다. 본인만 아는 이 모호하고 찜찜한 느낌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위를 하거나 소리를 내는 것이 '틱 증상'인 것이다.

성대나 비강에 찜찜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어 이를 해소하고자 특정한 음성을 반복적으로 내는 것 역시 '음성틱'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나 비염 등이 없는 어린이가 '음음' 하는 작은 헛기침 소리를 내거나 코로 '킁킁'거리는 소리를 계속 낸다면 틱이 아닌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음성틱'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음음' '킁킁' 소리를 내는 빈도가 잦고 △가볍고 작은 소리만 내도 불편감이 해소된다. △저녁이 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긴장흥분했을 때 또는 식사 전후에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환절기 호흡기 증상과 혼동된다면 위의 항목을 참고해 구분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전조감각충동의 원인을 기가 원활하게 돌지 않는 '기울결'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오래 무릎을 꿇고 앉으면 피가 안 통해서 다리에 저린 느낌이 드는데,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분명히 느껴진다. 이처럼 기(氣)도 우리 몸을 순환하는데 기가 울결(鬱結), 즉 흐르지 못하고 막히면 찜찜하고 불편한 느낌이 든다. 즉, 기울결로 발생하는 느낌이 전조감각충동이 되어 틱 증상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어린이의 틱장애 치료를 위해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다는 것은 부담이 크다. 이런 경우엔 한의학 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뇌로 직접 들어가는 정신과 약물과 달리 한약은 기의 흐름을 돕고 장기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틱장애를 치료하기 때문이다.

한의학 치료와 함께 스트레스나 불안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뉴로피드백' 같은 신경학적 훈련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해볼 수 있다.

20여년 간 어린이 틱장애를 치료해 온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틱 증상만 치료하는 것은 바닷물 위로 보이는 빙산을 물 밑에 눌러 놓는 것과 같다. 틱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취약성을 그대로 두면 눌러 놓은 빙산이 다시 떠오르듯 틱도 재발할 수밖에 없다." 면서 "틱의 재발을 완전히 막는 치료는 아직 없지만, 틱 증상을 없애면서 신경학적 훈련을 병행하면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