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춘천교육대학교 3학년 남예찬입니다.
이 글에서는 다사다난했던 저의 입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결국에는 교대에 정시로 입학했지만, 제가 처음부터 교사에 꿈을 두고 대학 입시를 준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들어갈 때의 저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책도 많이 읽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대회도 나가며 수시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2학기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수시로 가는 것보다 정시로 대학을 가는 게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겠다.’ 수시도 준비하고 있었으나 내신 성적보다는 모의고사 성적이 더 좋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3학년에 올라가면서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로 대학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서울대를 가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탐구 과목은 물리1과 화학2를 선택하여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고3 5월쯤, 갑자기 경제, 경영 쪽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별다른 구체적인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건 또 해야 하는 성격이라 주위 친구들과 선생님의 반대에도 무작정 문과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문과로 모의고사를 한번 치르고, 또 한 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꿈이 확실하지 않아 자꾸 진로가 이쪽저쪽으로 바뀌었는데, 문과보다는 이과에서 진학할 수 있는 학교와 학과의 폭이 넓었습니다. 그래서 약 1달 만에 이과로 다시 넘어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화학2에서 높은 성적을 받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구과학1로 과탐 과목을 바꾸었습니다. 계속해서 진로를 고민하다가 선생님이 되어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으로 교사로 진로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황했던 것에 비해 괜찮은 성적을 받고 교대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네가 고3 때 방황하지 않고 제대로 공부했으면 서울대도 갔겠다.”

물론 고민하고, 방황할 시간에 공부에 집중했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그 시기에 삶의 방향을 고민했던 시간이 전혀 의미가 없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3학년에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던 도전들도 꽤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말을 듣고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지금 바꾸는 것은 너무 늦지 않았을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따위의 고민을 하는 데 시간을 많이 낭비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후회가 됩니다. 과거의 저에게 한마디를 전해줄 수 있다면, 주변에서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내 생각대로 행동하고, 또 그것에 대한 책임도 내가 감당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대학, 학과, 직업, 그리고 꿈 등 목표가 무엇이든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한다면 정말로 해낼 수 있습니다. 결과가 그 목표에 다다르진 못했을지라도 최선을 다한 도전에 대한 보상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