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평준화 일반고를 나와 경북대학교 수의예과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최초합한 이가빈입니다.


<학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다양한 봉사 활동을 경험해보고 싶어 지인의 추천으로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곳을 다니면서 수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동물이 표현하는 바를 알아듣기 어렵다는 점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교과 활동>

제 비교과의 핵심은 전공과 관련된 지적 호기심을 많이 드러냈고, 이에 맞는 연구 활동을 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을 간략하게 훑어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가 전공 관련으로 자세하고 세부적으로 좁혀집니다.

저는 입학하기 전부터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었으나 입학한 당시에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진 않았고, 막연히 이과 계열로 가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로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1학년 때는 다양한 활동을 폭넓게 해보자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이 당시에는 깊이보다 넓게 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적극성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교내 대회, 행사에 참여했고, 학급 간부로도 활동했었습니다.

1학년 때는 폭넓게 생활했다면, 2, 3학년 때는 제 전공에 관련된 활동을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교내 대회나 행사에 선택적으로 참여했고, 학급 간부로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공과 관련된 소재를 다양하게 잡고 연구 활동을 했고, 몇몇 소재는 깊이를 강화해서 차후 자소서에 작성했습니다.

비교과를 준비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진로를 명확하게 수립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어느 계열로 진학하고 싶은지 등 진로의 방향 정도는 잡아두어야 합니다. 이는 비교과의 뼈대를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기부의 각 항목에 적힐 내용은 뼈대에 살을 붙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이 생기부의 각 항목을 최대한 전공과 연결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잡았습니다.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 교과목 세특 등 거의 모든 항목에 전공과 관련된 연구 활동이나 작업을 적었습니다. 연구 활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닙니다. 저는 일반고를 나왔기 때문에 자사고나 다른 학교에 비해 밀도 높은 실험을 동반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엔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연구보고서 작성과 발표 등을 진행했고, 학술적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우선, 전공과 관련된 연구 소재를 잡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진 소재를 비롯해 교과목을 배우다가 생각난 소재, 교외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소재를 다 끌어모아서 남들과 차별성 있는 활동을 생각해냈습니다. 교외 활동은 생기부에 기록할 순 없지만,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방향을 잡는 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다음으로는 기사 스크랩, 칼럼, 논문, 영상, 서적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연구하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추가 활동까지 한 점이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비교과에 있어서 모든 항목을 전공과 엮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가 활동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유기적인 연결에는 학년별 연결, 동아리별 연결, 교과목별 연결 등이 있습니다. 1학년 때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 2학년 때에 다시 연구한다든지, 수학 동아리에서 알게 된 과학 관련 내용을 좀 더 조사해 과학 동아리에서 발표한다든지 연결방법은 다양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1학년 수학 동아리에서 전염병 수리모델에 대한 강연을 들으러 갔는데, 2학년 수학 동아리 시간에 이에 관련해서 다시 조사하고 발표하면서 전염병 예방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교과목을 배우다 생각난 소재는 교과목 세특에 적었고, 이외의 다른 소재들은 진로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에 기재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연구 활동을 진행하면 지적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가 이전에 했던 연구 활동이므로, 서술할 때 두루뭉술하게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 활동과 같은 일부는 전공과 연결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이런 항목에는 강조하고 싶은 다른 테마를 설정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율 활동에는 주로 교내 행사 관련 내용을 적으므로 적극성, 책임감, 협동심을 테마로 잡았습니다. 각 행사에서 드러난 나의 세 가지 테마를 생기부에 보여주면 됩니다.

봉사 활동은 전공과 관련된 봉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다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봉사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중증 장애인 보호 시설 봉사와 유기동물보호센터 봉사를 각각 한 달에 한 번씩 했습니다.

독서 활동 또한 1학년 때에는 폭넓게, 2, 3학년 때에는 전공 관련 도서를 집중적으로 봤습니다. 모든 과목에 전공 관련된 연구 활동을 최소 1개는 했다고 치면, 보고서를 쓸 때 참고한 도서만 봐도 과목별로 1권씩은 나오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제 내신은 경북대학교 기준으로 1점 후반대이며,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는 합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비교과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의문을 갖고 전공에 대해 전문적으로 파고들며 탐구하려고 한 노력과 자세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내신을 챙기는 동시에 비교과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전공에 대해서 꾸준히 생각하고 관심을 갖다 보면, 좋은 비교과 활동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