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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왕은 하루 평균 다섯 번의 식사를 했어요. 이른 아침, 점심, 잠자리에 들기 전 죽이나 면류 같은 가벼운 음식을 먹고, 오전 10시와 오후 5시에는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수라상(임금에게 올리는 밥상을 높여 이르는 말)을 받았지요. 수라상엔 단순한 식사,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어요. 임금을 향한 공경을 표하는 방법이자, 임금이 백성에게 위로를 전하는 방법이었거든요. 임금의 건강은 곧 나라의 안위(편안함과 위태함을 아울러 이르는 말)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전국의 백성은 정성스레 특산품을 나라에 바쳤고, 궁궐의 요리사들은 신선한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수라상에 올렸답니다. 왕은 전국에서 올라오는 식재료를 통해 백성의 삶을 살피고, 가뭄이나 태풍 등의 재해로 백성의 삶이 어려울 때는 진상(진귀한 물품을 임금에게 바침)을 면제해 주거나, 반찬을 줄이는 식으로 백성의 고통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지요. 임금의 수라상처럼 조선의 궁중음식에 담긴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어요.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은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을 내년 2월 2일(일)까지 선보여요. 궁중음식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물과 그림, 궁궐 내 부엌 도구 등 200여 점의 유물을 볼 수 있지요.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돼요. 1부에서는 △전국의 진미가 모이다 △궁중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궁궐의 부엌 △수라, 왕의 매일을 짓다 △조상을 위한 음식, 정성으로 기억하다 등 5개의 주제로 백성들의 정성이 궁중 요리사의 손을 거쳐 수라상에 오르는 과정을 소개하지요. 2부에서는 △잔치음식, 높이 쌓아 기쁨을 더하다 △사찬, 널리 나눠 마음을 전하다 등 2개의 주제로 1892년, 고종 즉위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던 잔치를 소개해요. 고종은 당시 63가지의 음식으로 구성된 9번의 안주상을 받았다고 해요. 이 외에도 나의 입맛과 맞는 임금을 찾아가는 '나는 어떤 임금일까? 음식 취향 MBTI', '궁중 잔치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됐어요. |
